개발사업동우회 정기 세미나 참석 후기
갑자기 잡힌 회의로 인해 늦게 참석해서 발제자 분들의 말씀은 듣지 못했고, 토론자 분들의 말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각계 전문가분들의 말씀에 공감하면서도 부족한 시간으로 인해 더 활발한 질의응답 시간이 없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몇몇 분들과 명함을 교환하며 짧게나마 얘기를 해본 결과 한결같이 어렵다는 얘기뿐이었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상호금융업권도 마찬가지입니다. 2001년 입사해서 여태까지 시장 전체가 이렇게 어려운 적이 있었나? 할 정도입니다.
제 소개를 잠깐 하자면 저는 작년까지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근무하다가 올해 2월부터 경기도 화성에 있는 동탄2신도시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금융(상호금융)에 종사해 오면서 본의 아니게 2010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중도금대출 디폴트 현장을 정상화하는 직무를 맡아서 시행과 시공 그리고 자금집행, 준공 및 소유권보존 업무와 사업손익 결산 마지막으로 입주와 하자보수까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론 리스크관리 실장을 하면서 금리정책 결정과 대출심사역 겸직을 하며 5년간 대출 심사 업무를 했고, 이후로 6년째 현업에서 지점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사업에 관련된 분들의 어려움만큼이나 금융기관도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우리 수협뿐만 아니라 타 금융기관도 작년 말부터 연체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차주들이 더 이상 버틸 수 있는 금융 체력이 바닥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및 건설 관련업은 분양 지연으로 인해 현금흐름이 급격히 악화되고, 계속되는 고금리 상황에 맞닥트려 이자도 못 내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상호금융업권의 경우 개발사업 공동대출 금지, 건축자금 동일인당 한도 이내에서 토지감정가를 초과하지 못하게 하고, 브릿지대출 신규 및 대환 금지, 미분양 물건에 대한 공동대출 제한,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을 기존 대비 30% 상향시키는 등 부동산 개발 관련 자금조달 시장을 옥죄이고 있는 것도 이유겠지요.
둘째는, 고금리의 장기간 지속 현상과 맞물려 개인들은 실소득이 갈수록 줄어들고, 매물은 쌓여가는데 높은 금리와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신규 매수를 주저하는 상황이 지속되어서 특히 아파트를 제외한 부동산 시장은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급속히 얼어붙어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연체대출금이 폭증을 하고 있고, 금융기관은 연체를 줄이기 위해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된 채권을 매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위 두 가지 이유로 인해 요즘 경매 또는 공매 물건이 다수 출현하여 경·공매 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투자자 또는 실수요자는 우량물건을 선별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존 미분양 물건들은 점점 더 안 좋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투자자를 찾아도 금융기관의 보수적인 시각으로 예전보다 대출한도가 상당히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위에서 언급한 연체채권 매각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분양 상가를 예를 들면 채권매각 가격이 대출 원금의 60% 이하로 떨어져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금융기관은 팔 수 있는 가격 아래로 대출하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6개월 전과 비교해 보면 더욱 보수적인 시각으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매각 물건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어 더욱더 금융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건 금리인하 신호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중금리가 우하향한다는 확신이 있어야 개발사업 관련인이나 개인투자자도 예측할 수 있는 비용을 산출해 보고 투자 결정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수협 대출에 대한 방향을 얘기하고 마무리하겠습니다.
개발사업 주체에 대한 준공 후 담보대출, 미분양 담보대출, 사업부지 대출(브릿지 대환 포함) 등에 대한 대출심사는 거의 승인이 나지 않고 있습니다.
부동산 종류별로 보면 집합상가(프라자상가, 주상복합상가 등)와 오피스텔, 생활형숙박시설 등 집합건물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투자자의 숙박업 등록한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한 잔금대출은 전결여신 이내에서 적극적으로 기표하고 있습니다.
다세대, 오피스텔 등 주거용 부동산은 철저히 수분양자 잔금대출 위주로 영업점 전결여신 이내에서 영업점별로 각자도생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항상 내일이 어렵고 다음 달이 어렵고 내년이 어렵다는 생각으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금융은 생물과 같아서 시기와 장소와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지원여부가 결정됩니다. 오랜 심사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여신과 가계여신 가리지 않고 최선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금융 업권의 한계가 존재하지만, 허용된 범주 안에서 딜을 성사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회원님의 자문과 도움, 그리고 의뢰와 소개 바랍니다.
유익한 세미나가 더욱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준비해주신 운영진분께 감사드립니다.^^
우승호(Sh수협 동탄역지점장)님의 오픈프로필
경기남부수협 동탄역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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